눈이 내린다. 그런데 생각보다 춥지 않다. 도시 한가운데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그저 감각이 무뎌져서 그런걸까? 사람은 이토록 많은데 마음은 마치 텅빈 광장에서 서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February, Seoul.
서울거리를 걷다가 익숙한 곳들에서 목에 걸고 있었던 카메라를 켠다. 종로에서 한남동을 거쳐 이태원에 이르기까지 사진을 찍으며 순간을 담은채 보여지는 세상을 정지시킨채 다시 꺼내어 그때 그 느낌을 화상으로 재현하는데 카메라가 담아내는 사진의 오묘함에 다시한번 매료되었다. February, 2020. Seoul.
음력 설 명절따라 쉬어가는 1월의 어느 나날. 서울에 남겨진 이들은 차가 출발한지 얼마되지않아 잠시 휴게소에서 심호흡을 하며 장시간의 레이스를 준비하듯 1월의 휴일을 즐긴다. 회사에서 들고온 사진작업에서 잠시 쉼표를 찍을 때 나는 카메라를 들고 휴일을 즐기는 도시의 풍경을 담으며 순간의 짧막함을 즐긴다. January, 2020. Seoul.
데이트하기 좋은 주말을 넘어 일하기 좋은 평일이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일상을 오가는 가운데 오늘도 지치지 않는 서울의 빛. January, 2020. Seoul.
평일의 출퇴근시간을 걸어가며 다소느린듯하지만 돌아보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순간들을 담을 때마다 도시에서의 삶은 참으로 바쁘면서도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다만 느끼는 바에 다를뿐... January, 2020. Seoul.
차갑지만 아직은 희망찬 일상. First Week, January. 2020. Seoul.
미술관이 어우러진 효자동길을 따라 걷는다. 흐릿하고 으스스한 날씨 속에 은은하게 하나 둘 보여지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과 그 사이에 유난히 눈에 띄던 곧 결혼을 앞둔 커플들의 일상이 유유히 스쳐가는 가운데 서촌의 연말은 한적하게 마지막 주말을 흘려보내네. Last Sunday, December. 2019. Seoul.
느낌대로 익숙한 길을 따라간다. 도중에 매번 지나치던 곳을 들러 익숙한 작가의 콜렉션을 훓어보다 미술관 밖으로 나온다. 노랗게 보이던 겨울하루가 어느덧 옅은 마젠타 빛을 뿜으며 마지막 토요일의 뒷 모습을 향해 쓸쓸히 손짓하고 있었다. 그렇다. 오늘 서울은 마지막 토요일과 작별을 하였다. December, 2019. Seoul.
거리에는 크리스마스로 수놓여졌으나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변함없더라. 그저 잠깐의 낭만이 스쳐갈 뿐. December, 2019.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