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떠나갈 때 즈음인 봄에 다시 동해안을 찾았다. 때마침 날씨도 좋았고 드라이브 하기도 참 좋은 날이었다. 잠시 설악산 가는 길에 있던 카페에 들렀다. 나름 베이커리 카페였는데 한옥의 고풍스러운 느낌과 결합된 특유의 분위기는 오늘 같은 날과 잘 맞아 떨어진거 같다. 동해안을 찾아오면 먼저 시작하는 행선지는 속초와 양양. 속초는 매번 찾아갈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청초호에서 보는 도심 모습을 보면 꽤 많이 발전된 모습들도 보이고 동해안에 자리잡은 거점도시 중 하나로서 꽤 괜찮은 면모를 보였다. 해안 도로를 따라 강릉 방향으로 달린다. 양양을 지나 중간 중간에 주문진 시장과, 영진, 사천진 해변을 지나 경포대와 안목, 강문 해변을 이번에는 지나쳤다. 매번 갔었던 곳이기도 하고 이번에는 오랫동안 찾..
3월의 마지막 일요일은 봄기운이 그윽한 하루였다. 날씨가 어느 순간부터 일교차가 벌어지더니 어느새 자켓을 벗어도 될정도로 따사롭게 햇살마저 비추더라. 그 때문인지 거리에 사람들은 안그래도 많은데 주말만되면 기다렸다는듯 인파가 가득해졌다. 그리고 다시 복고풍이 유행하기 시작하고 고전사진들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사진 찍는 나에게 있어 참 좋은 점이었다. 기존까지 폰카가 디카, 필카를 대체한다고 DSLR과 미러리스, 수동 필름카메라가 몇 년내로 사라질 것이라는 여론을 비웃듯이 다시금 옛날 카메라들이 하나 둘 사람들 손에 붙잡혀 세상으로 귀환하였고 바야흐로 대중들에 의한 카메라 사진들이 유행하기 시작할 것 같기도 했다. 아무튼...사진을 작업하며 좀더 고전적인..
최근들어 유독 많이 거론되는 단어가 있다 'Y2K' 과거 컴퓨터 전산이 2000년으로 넘어가며 날짜년도가 1999 이상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00으로 리셋되버리는 연산자 에러현상을 말한다. 단순히 이 용어는 한 해프닝으로 사라질 용어였는데 오히려 1999년과 2000년대 사이를 지칭하는 키워드로 굳혀지게 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2023년인 지금 이 용어가 거론될까? 그것은 다름 아닌 클래식한 복고풍의 유행이다. 물론 이전 몇 년째에도 클래식한 열풍이 시대흐름을 주도하였지만 올해는 특히 1999년에서 2000년대 초반의 유행이 트렌드이기에 유독 이 용어가 거론되는 듯 싶다. 이전부터 매스컴에서 더 부각되는 필드가 있었으니 그곳은 다름아닌 '성수동.' 서두가 너무 길었다. 그저 사진을 눈으로 보고 읽는 것을 ..
노란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유난히 빠르게 시작한 3월의 봄. 나들이하기도 참 좋은 계절이되었다. 그래서 그런걸까? 밖에는 사람들이 참 많아졌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마스크도 이제 너도나도 벗고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원래의 모습이란 무엇일까? 근 몇 년간의 언택트 시간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하던 것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밖을 나서서 사진을 찍으며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에는 찍을 사진들이 많다. 일상 속의 순간들 속에 되돌리지 못할 단 한 번 보여지는 세상의 모습들. 다시 몇 개월 간의 공백을 정리하고 사진을 새롭게 올리다.
하루 사이 1년이 끝나고 새롭게 1년이 시작되었다. 전날까지 제법 붐비던 분위기의 도시거리는 마침내 긴 축제가 끝나듯 다시 차분한 일상으로 되돌아갔다. 신년 초의 얼어붙은 나날들은 따스한 남쪽의 봄바람이 불어올 때까지 침묵을 지킬 것이다. 나의 일상에도 또다른 훈풍이 불어올 때까지 차가운 겨울 속에서 앞의 일들을 모른채 나는 그저 조용히 몸을 움츠리며 때를 기다린다. 순간들 속을 지나 플랫폼에 들어서고 운행을 끝난 기차에게 바톤 터치를 받듯 반대편에서 또 다른기차가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하였다.
"Reset" 제목을 왜 굳이 Reset 으로 적었냐면, 별거 없었다. 그저 달력이 다시 1로 돌아가기 때문에. 사실 해가 바뀐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설레임이 사라진지는 좀 오래되었다. 쳇바퀴 굴러가듯 흘러가는 일상, 그리고 어차피 불투명하게 다가와 뻔하게 지나가는 1년 로테이션 데일리. 어느순간 죽어버린 타 지역, 다른 세상에 대한 동경심.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설레임마저 죽어버린 가운데 홀로 시간을 가지는데 익숙해져버렸다. 물론, 삶의 굴레가 평탄하게 잘 굴러가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는 매우매우 성공한 케이스이다. 그 평탄한 선로를 따라 보통의 상태로 마차가 굴러가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삶이 이상이 없다는 의미이니까. 더구나 종잡을 수 없는 환경과 개인의 인생 하나 조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