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여유를 가지며 보내던 일요일 오후. 잠시나마 바삐움직이는 사이 1월도 금방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평일 일상의 고단함이 비와 함께 씻겨내려가듯 잠시 잊혀지는 것 같아 밖으로 다시 나왔다.
출퇴근길에 카메라를 든지도 이제 4년을 넘는다. 아, 시간의 흐름 속에 무료한 일상에서 내 삶이 건조해지지 않기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내 모습을 일상을 통해 비춰본다. 세상에는 구경거리가 많다. 그저 즐기는 건 본인의 몫.
1월 초의 삼청동과 을지로 골목. 연초 답지 않게 사람 구경을 많이 할 수 있었던 토요일 저녁. 빠르게 저물어가는 석양 속에 드러난 어둠이 도시를 덮었지만 그래도 도시의 활기찬 거리와 골목은 여전히 빛났다. - 1월의 어느 주말 저녁.
Seoul Fashion Week F/W, 2024. Sunday. 4, Feb. DDP, Seoul.
봄이 오면 항상 사람들이 기다리던 꽃. ’벚꽃‘ 한 해가 시작하고 이제 막 만물이 기지개를 펴며 세상을 수 놓기 전 아직 때묻지 않은 캔버스 판에 하얀 물감으로 수 놓는다. 1년이 한 편의 미술작품을 그려내는 시간이라면 벚꽃이 개화하는 나날은 그림을 그리기전 캔버스판을 희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꽃길로 수놓여진 일상을 바라보며 짧고 강렬한 이 순간을 다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