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가운데 서촌골목을 지나다
다음과 같은 문구를 보았다.
“Your Word is a Lamp to My Feet and a Light for My Path.”
- Psalms 119:185 -
더운 것도 모자라 막상 들어갈 생각도 없는 카페에 새겨진
창가의 문구와 반대편 거리를 비추는 유리창 속의 세상은
참 부조화스러운 분위기를 풍겨주었다.
마치 이곳의 더위로부터 해탈하라는 것 처럼
어디 나라 말 처럼 자력갱생하라는 것 같은 느낌.
밖의 무더위를 알랑가 몰랑가
이곳의 오래된 미용실은 여느 때 다름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여름에는 모발이 참 거슬리기만하다.
헤어커트를 해도 얼마 안된거 같은데도
모발이 빨리자라는 것 같고
특히 지성모발이라면 여름 무더위에
더 장난아니게 분비되는 개기름과 땀+미세먼지 범벅이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
미용실에서 한산하게 헤어커트를 하는
어르신을 보니 괜히 부러워진다.
가끔 느끼는 것은 미용실이 때로는
특정 동네의 오래됨을 대변해 줄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창가에 붙여진 포스터나 광고 등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어르신들을 제외하면 일종의 동네 또다른 산 증인.
어둑 거리는 밤이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빨리 어두워졌다.
슬슬 다른 곳으로 가볼까?
July, 2019.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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