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내려
바깥으로 나갈려 하는데
정작 움직여야 할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다.
한증막 같은 공기
그리고 끈적거리는 미지근한 빗방울.
벌써부터 머리에서 발 끝까지
푹 고아낸 육수같은 땀 방울이
몸을 자극한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비를 피하려 바삐 움직이는 가운데
도로에는 마구잡이로 질주하는 차들로
사람들은 신호가 바뀌길 기다린다.
그때 어느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보다 더 급한 것 같다.
잠시 비가 멎었지만
차량에서 뿜어져나오는 매연과
습한 공기가 뒤엉켜 가만히만 있어도
불쾌감이 엄습한다.
1분 1초도 견디기 힘든 가운데 마침내
신호가 바뀌어 사람들은 그 자리를 벗어났다.
사람들의 좌충우돌 일상 속에
광장은 그런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양한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킨다.
정치선전과 감수성 짙은 힐링선전 등의
부자연스러운 조화는
다양하지만 생뚱맞은 주제가 어우러진
우리들 일상의 역설적인 단면을 조명시켜 주었다.
그런데 그 생각도 들겠는데
한국에서의 여름은 매우 가혹하다.
마치 사람의 인내를 시험하기라도 하듯이.
Forth Week, July, 2019.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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