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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세상 이야기_#3 본문

Photograph/소다맛프레임

흑백세상 이야기_#3

SODA Lucius.Y.H 2019. 7. 31. 02:11

Ep.1_누구냐 넌?

버스를 타고 해방촌으로 넘어왔다.

후덥한 가운데 길을 따라 이태원동으로 향하는 와중에

재미있는 안내표지를 보았다.

처음 마주하곤 느껴지는 메시지는 단 하나,

"누구냐 넌?"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어느 동물병원의 기가 막힌 마케팅이다.

 

Ep.2_한 여름 밤의 해방촌 언덕.

잠시 육교로 올라갔다.

흑백으로 담아본 해방촌 언덕은 참으로 묘하기만 하다.

저 멀리 보이는 교회와 하늘을 지탱하는 남산타워의 조화는

사람들이 의존하는 종교마저 인간의 기술에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뭔가 아이러니한 대비를 이루는 것 같았다.

그저 넌센스 같은 세상의 분위기와는 딴판으로

하늘과 도로는 언제나 똑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Ep.3_녹사평 언덕.

개인적으로 경리단과 이태원을 잇는

녹사평 언덕길은 참 재미있는 곳인 것 같다.

언덕으로 늘어진 개인 카페와 레스토랑 + 펍들이 어우러져

젊음을 불사르는 이들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가끔은 감성을 이용한 묘한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낮과 밤이 참 독특하게 달랐던 곳.

흔한 술 파티를 벌이는 이들부터

잠시 티타임 속에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들까지

세상 사람들이 주말을 즐기는 법은

섭렵하기 좋은 축소판으로 늘어져 있었다.

 

Ep.4_이태원 스트릿.

밤이 깊어지면서 이태원 길에는 사람들로 넘쳐나기 시작한다.

어디서 몰려들어오는지 이태원 길을 절반정도 걸었을 때는 지나온 길너머로

인파로 꽉 차 있었다.

유흥을 즐기는 한국인들과 자신들의 고유문화를 찾는

외국인들로 뒤엉켜진 이태원 길은 마치 다양한 문화시장이나 전시장 같았다.

길을 걸으며 카메라로 셔터를 눌르며

다양한 광장에 멀뚱거리며 서있는 나를 보았을 땐 

이미 그들과는 전혀 다른 화성인처럼 비추어졌다.

 

그들이 유흥을 찾거나 자기 문화를 찾아다닐 때

그저 나는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Ep.5_그래도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밤이라고 예외는 없다.

유흥의 즐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이태원 스트릿은

한 여름 밤이 아니랄까 한증막 같은 열기까지 거리를 데워준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찬다.

(살찐게 아니라?)

 

한남동으로 넘어갈 때 반대편에서 바라본 버스를 보며

주저 없이 카메라를 들었다.

여전히 즐거움의 유흥을 찾아 이태원으로, 상수동으로 마포로 향하는

우리들의 젊음을 애잔함을 바라보면서.

 


Saturday, July, 2019.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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