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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소다맛프레임

화요일, 비 내리고 난 자리에는 매서운 추위가 몰려오고.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었다. 화요일 밤은 그 어느때보다도 삭막했다.

새벽부터 세차게 비가 내린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의 마지막 결계가 걷혀지는 장대비가

세차게 온 세상을 적신다.

 

그럼에도 오늘도 사람들은 묵묵히 각자의 터전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나도 또한 예외 없이 집을 나와 새벽의 장막을 걷어내며 일터로 향한다.

 

출근하는 길가에는 참 많은 이들이 카메라 속에서 내 눈앞으로 스쳐지나간다.

 

한번 보고 다시는 못 볼이들, 언젠가 또 어느 길가에서 다시 스쳐 지나갈 이들.

그리고 어쩌면 저 수많은 인파 중 한 때 나와 연을 맺었던 잊혀진 지인들

혹은 미래의 인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들 사이로 비집고

내가 가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몸은 피곤해도 마음 만큼은 아직 젊다는 것을 상기하며

회사에서 일을 하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다.

다시 퇴근하여 개인의 삶으로 복귀 하였을 때

어느새 도시의 밤은 새찬 바람만 몰아치는 겨울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겨울.

1년의 끝과 시작을 알려주던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두 얼굴의 여신.

 

떨어지고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는 나뭇잎에 들려진

가을의 마지막을 바라보며

 

어느새 그렇게 숨가빴던 나의 지난 1년의 열정들은

또 한번 동면을 준비하고 있었다.

 

11월의 마지막과 함께.


Last Day, Novem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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