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도 파란데 높고 구름까지 소소한 일요일 오후.
비몽사몽 일어나 전철에 몸을 싣는다.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지친 마음을 위로할겸
개인을 성찰하는 시간을 교회에서의
종교생활을 비몽사몽 가운데 잠시 가지고는
끝나기 무섭게 밖으로 나온다.
밖에 나와 하늘을 바라보니 이 어찌나 파랗고
바람까지 살랑거리며 서늘한 일요일인가?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서 인접한 서촌으로 걸어들어가며
사진으로 일상의 기록을 남긴다.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
주말 일상을 즐기거나 여느 때 다름없이
생업에 종사하는 지역주민들
나 처럼 카메라를 들고나와 스스로의 시선으로
일상의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한다.
지치고 피곤한 내면을 카메라 속에 잠시 맡기고는 사진을 하며
무언가 잠시나마 아무생각도 않고
일상을 잊어보았다.
그렇게 한 장, 두 장, 세 장...
오늘은 적게 사진을 남겨보고자도 다짐했지만
날씨의 유혹 한 번 만만치 않다.
가을하늘의 유혹 속에
오늘도 나는 카메라를 어제처럼 다시 들었다.
- 9월 30일.